|
도몬 켄 作 / Horyu-ji Seen from Kozen |
|
|
와타나베 요시오는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에 세워진 이세진구(伊勢神宮)를 세계 최초로 사진 촬영한 작가로 유명하다. 이세진구는 20년에 한번씩 신전 전체를 새롭게 교체하는 신사로 유명한데, 이 행사는 7세기 후반부터 시작하여 130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작품은 1953년과 1973년에 촬영한 사진을 중심으로,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와타나베가 지향한 것은 정서적이 아닌 순수한 건축사진으로, 과도한 연출을 배제하고 투명성을 존중하여 이세진구의 건축에서 볼 수 있는 구성미를 적절한 사진기술로 적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리얼리즘 사진작가인 도몬 켄은 그의 일생의 작업이라 할만한 일본의 사찰을 촬영한 명작『고찰순례』시리즈를 발표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될 그의 작품은『고찰순례』시리즈 중 세계 최고의 목조건축인 법륭사를 비롯하여 역동감 넘치는 불교미술사진으로 구성된다. 작품으로 선택된 피사체들은 계통적, 학술적 기준이라기 보다 도몬의 시선과 마음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사진 자체도 종래의 고미술 기록사진과 비교할 때 상당히 이질적이다. 대담한 클로즈업과 물질감을 전면에 드러낸 도몬의 사진은 보는 사람들을 압도하는 위력이 있다.
일본의 고전문화에 대한 광범한 지식과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감식안(鑑識眼)을 소유한 그는 자신의 감정에 업필하는 피사체를 주관적으로 선별하고, 피사체와의 대화를 통하여 1점 1점 촬영을 쌓아나간 결과물로『고찰순례』를 완성했다. 도몬의 냉철한 시선은 상징성으로 위장되기 쉬운 불상이나 불교건축의 조형적 힘과 미의 핵심을 보편적인 미로서 전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생하여 시카고 인스티튜트 오브 디자인(통칭:뉴·바우하우스)를 졸업한 이시모토 야스히로는 브루노 타우트 등의 많은 근대 건축가들을 매료시켰던 17세기의 목조건축, 가츠라리큐(桂離宮)의 미를 사진을 통하여 재발견했다.
이시모토는 가츠라의 직선이 지배하는 서원의 구조나 기러기 떼의 형상을 연상시키는 배치, 리드미컬하게 놓여진 정원의 징검돌 등에서 모던 디자인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이 촬영을 시작한다. 시카고라는 환경이 준 영향으로 새로운 감성이 흐르는 그의 작품은 종래의 가츠라의 이미지를 타파하였을 뿐 아니라, 일본의 사진계에 근대사진의 에센스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이시모토는 가츠라의 개수공사가 완료된 1981년에 다시 한번 촬영을 시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 번에 걸친 촬영의 성과를 함께 소개한다.
본 전시회는 이들 일본의 전통미를 뛰어난 감각으로 포착한 3인의 대표작 중에서 작품을 선정, 현대 일본문화의 바탕에 흐르는 미의 본질을 사진을 통하여 재발견 하는 시도이다. 사진은 물론 일본의 역사와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사색의 기회가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