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의 거장 나루세 미키오(成瀨巳喜男) 감독의 회고전이 8월 24일(토)부터 30일(금)까지 서울 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나루세 미키오成瀨巳喜男(1905-69)는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와 함께 일본 영화의 1세대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1920년, 열 다섯의 어린 나이에 쇼치쿠 영화사에 입사해 약 10년에 이르는 오랜 시간을 일한 후, 1930년「찬바라 부부」를 만들며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당대 일본 영화계의 수작들과 걸작들을 연이어 만들어내며 일본의 중요한 영화감독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일본 영화계의 두 번의 황금기라고 일컬어지는 1930년대와 1950년대가 나루세에 있어서도 전성기라고 이야기되는데, 1930년대에 그는「아내여 장미처럼」(1935),「츠루하치 츠루지로」(1938) 등의 대표작을, 그리고 1950년대에는「밥」(1951),「엄마」(1952),「번개」(1952),「만국」(1954),「산의 소리」(1954),「부운」(1955),「흐르다」(1956) 등과 같은 대표작들을 발표했다.
나루세는 주로 서민극 장르에 속하는 영화들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오즈 야스지로와 종종 비교되곤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나루세는 그만의 ‘부유한 세계’에 지독한 염세주의를 불어넣어 나루세적이라고 할만한 독특한 영화 세계를 축조한 영화감독이다. 프랑스의 저명한 영화비평가 장 두셰는 “나루세는 삶의 가장 미세한 움직임들과 떨림들에 극도의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현대적인 것’을 성취했다” 라고 평가했다. 오즈 야스지로는 생전에 자신이 결코 만들 수 없을 영화로 미조구치의「기온의 자매」와 나루세의「부운」을 꼽기도 해, 나루세라는 영화감독의 탁월함을 인정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감독이지만, 일본 영화의 제4거장으로 불리는 나루세감독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이번 회고전에 많은 관람 바란다.
나루세 미키오 감독
부운
상영 작품 (총 10편)
츠루하치 츠루지로 (鶴八鶴次郞) 1938년
밥 (めし) 1951년
엄마 (おかあさん) 1952년
번개 (稻妻) 1952년
산의 소리 (山の音) 1954년
만국 (晩菊) 1954년
부운 (浮雲) 1955년
흐르다 (流れる) 1956년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 (女が階段を上る時) 1960년
흩어진 구름 (亂れ雲) 196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