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0월 22일이면 아오이마츠리, 기온마츠리와 함께 교토의 3대 마츠리의 하나인「時代祭(지다이마츠리)」가 성대하게 열린다. 헤이안(平安)천도 1100년을 기념하여 1895년(메이지 28년) 3월에 헤이안신궁이 창건되었는데, 이를 봉축하는 행사로 그 해 10월부터 열리기 시작된 것이 내년이면 110년째를 맞이하게 된다.

 

막부시대 말기 전란으로 인해 교토는 황폐해지고, 메이지유신으로 사실상 수도가 도쿄로 옮겨지게 된 일은 당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교토를 부흥하고자 한 시민의 열정과 전국민의 교토에 대한 마음을 모아 교육, 문화, 산업 등 전면에서 새로운 교토가 모색되었고, 동시에 교토만의 전통 유지계승에 힘을 쏟아 부어 헤이안신궁이 창건된 것이다.
헤이안신궁은 창건 당시 제50대 천황인 桓武(간무)천황을 제신으로 받들어 세워졌는데, 1940년에는 平安京(헤이안쿄:교토 도성)에서의 마지막 천황인 제121대 孝明(고메이)천황도 제신으로 삼게 되었다.

 

지다이마츠리는 본래 교토 탄생일인 10월 22일에 ‘한 눈에 교토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으며, 교토 이외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것’을 만들자는 취지하에 생겼는데, 이름이 말해주듯 각 시대를 표현하는 마츠리이다. 헤이안 시대에서 메이지 시대 초기까지 교토가 수도였던 1000년 동안의 문물ㆍ풍속을 7개의 시대(에도, 아즈치모모야마, 가마쿠라 등)를 거슬러 올라가며 역연대순의 행렬에 의해 소개한다.

 

당초에는 6열뿐인 작은 행렬이었으나 시 영역의 확대와 함께 점점 커져, 현재는 유신근왕대를 선두로 18행렬에 약 2000명, 말 70마리로 이루어진 2km 정도의 큰 행렬로 이루어져 있다. 의장이나 장식품, 제구 등은 1만2천점을 넘는다. 각 시대의 복장이나 장신구 등은 교토의 공방이나 채색 전문가가 고증연구를 하는 등 실제 그 시대의 재현을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마츠리는 시민에 의해 講社(고샤:신을 신앙하는 사람들의 단체)가 조직되어 시작된 기념행사로도 유명하다. 신궁 창건당시, 건물 유지나 제의 거행에 시민들이 봉납하여 이 돈으로 운영하는 것이 제안되어 헤이안고샤가 조직화되어 만들어졌다. 헤이안고샤는 시내의 학군단위로 구성되어 각 고샤가 각자의 행렬을 담당하며 맥을 이어왔다. 행렬에 참가하는 참가자는 수개월 전부터 각 학군의 초등학교 등에서 연습에 들어간다고 한다.

 

옛날 시대의 장군, 부인, 예기 등 그 시대의 인물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재미있고도 교육적인 마츠리라고 할 수 있다. 내년에는 간무천황 1200년제를 기념하여 더욱더 성대하게 치러진다고 하니, 내년에 교토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이 때에 맞춰 가보시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