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가장 오래된 수도 나라(奈良)의 겨울 밤을 불꽃으로 수 놓는「お水取り(오미즈토리)」. 이 마츠리는 1,250년 이상을 한번도 거른 적 없이 계속 이어온 전통행사로, 정식 명칭은「修二会(슈니에)」이다.

 

이 마츠리는 세계 최대 목조건물인 대불전이 있는 도다이지(東大寺)의 니가츠도(二月堂)에서 해마다 3월 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데, 그 시작은 752년이라고 한다. 원래는 음력 2월 1일부터 열려 2월에 수행하는 법회라는 의미로「슈니에」란 이름이 생겼고,「니가츠도」라는 이름도 이에 유래하고 있다. 또한 큰 다이마츠(松明:횃불)를 사용한다고 해서「오다이마츠」라고도 불리며, 13일째 이른 아침 관음상에게 공양하는 물을 우물에서 퍼낸다는 것에서「오미즈토리」라고도 불리게 된 것이다.

 

마츠리의 기원은 본존인 십일면관음상 앞에서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국가ㆍ국민들의 안위와 천하태평, 풍년을 기원하고자 법요를 지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다 할 수 없기에 11명의 스님을 뽑아서 그들이 일반인들을 대신하여 '깨끗한 물'을 공양하며 기원하게 되었다.

 

 

오미즈토리의 크라이막스는 13일째의 밤 행사이다. 11명의 스님들이 니가츠도 앞에 있는 와카사이(若狹井)라는 우물에서 물을 길러 니가츠도까지 가져가 관음상에게 공양하는 과정이다. 이 물을 공양하기 위해 다이마츠에 불을 붙여 밤을 밝히게 되었다. 한편 불꽃이 타오를 때 동자가 관객 머리위로 불 가루를 뿌리며 무대를 뛰어나간다. 어두운 밤에 오타이마츠가 훨훨 타오르고 니가츠도 난간에서 불 가루가 흩날리면 사람들이 이 불꽃을 맞으려고 환호성을 지른다. 왜냐하면 불꽃이 몸에 닿으면 한 해 동안 운이 좋다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운수대통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은 시공이 없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