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마감했던 연재기획「맛있는 기차여행」의 후속편으로, 일본 각 지방의 온천과 그 지방을 소개하는 새로운 시리즈「온천여행을 떠나볼까」를 선보입니다.
화산대에 위치하는 일본 열도는 북쪽의 홋카이도부터 남쪽의 규슈ㆍ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실로 많은 온천이 있습니다. 각 온천지에는 특색 있는 료칸(:여관)이 많은데, 그 지방의 전통적인 식사나 문화를 맛볼 수 있어서 그 지방 관광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온천 붐」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으며, 일본 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일본 각지의 다양한 온천과 함께 그 지방의 문화와 역사 등을 소개하며, 아울러 일본 지방의 다양성을 여러분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大沢(오사와) 온천

일본인 중에는「大沢(오사와) 온천」이라고 하면 어느 온천인지 금방 떠오르지 않는 사람이 많다.「하코네」나「구사츠」처럼 일본을 대표하는 온천과 비교해봐도 아주 수수한 온천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오사와 온천을 아주 좋아한다.

 

일본 혼슈의 북쪽, 동북지방 태평양쪽으로 이와테(岩手)라는 현이 있다. 이와테현은 일본에서 홋카이도 다음으로 큰 면적을 가진 현으로, 그 면적의 대부분을 산지가 차지하고 있어 “일본의 티벳”이라고도 한다.

이 이와테현 중앙 부분에 하나마키(花巻)라는 시가 있는데, 하나마키를 중심으로 “하나마키온센쿄”라는 이와테현 내에서도 최대의 온천지대가 있고, 거기에 위치한 온천들 중에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오사와 온천이 있다. 오사와 온천은 하나마키에서 차로 서쪽으로 약 30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으며, 도요사와(豊沢)천 옆에 있는 조용한 온천이다.

 

하나마키는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가 태어난 장소로 알려져 있다.
미야자와 겐지(1896-1943)는 일본에서 세대를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소설 이외에도 수 많은 시와 동화를 쓰기도 했는데, 미야자와 겐지의 독특한 점은 당시 일본에서도 변방 지역에 해당하는 이와테현에서 생활하면서도, 1910년대 유럽에서 일어난 철학이나 과학 혹은 예술 분야의 지각변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고 흡수한 점에 있다. 또 그는 단순한 문학작품 창작에 그치지 않고 “羅須知人(라스치진)협회”라는 지금의 NPO와 같은 단체를 만들어, 당시 빈곤한 농촌의 상황과 농민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에 그의 생애를 바쳤다. 말하자면「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농민의 생활 향상을 위해 당시로서는 매우 새로운 농업기술의 보급에 노력한 인물이다.
미야자와 겐지의 대표작 중에「銀河鉄道の夜(:은하철도의 밤)」이란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죠반니’와 ‘칸파넬라’란 2명의 주인공이 은하철도라는 열차를 타고 신기하고 이상한 공간과 차원을 넘나들며 여행 한다는 이야기로, 그 스케일의 크기와 보편적인 내용은 지금도 많은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지기도 했다. (본 센터 문화정보실에는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를 영화화한 작품 <わが銀河鉄道, VHS>가 있다.)

 

미야자와 겐지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오사와 온천은 미야자와 겐지가 생전에 자주 다녔던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아주 오래전에 지어진 오래된 료칸에서는 여행객이 직접 취사도 할 수 있으며, 도요사와천 쪽의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나무들의 초록이 매우 아름답다. 특히 10, 11월의 단풍 시기에는 숨이 멎을 것 같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온천에 들어가는 그 기분이란 경험한 사람이 아니면 모를 것이다.

 

동북지방의 풍부한 자연과 역사적인 정취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오사와 온천이다. 여기서 하나 더, 하나마키를 대표하는 명물을 소개할까 한다. 바로「わんこそば(완코소바)」이다. 작은 공기에 조금 담겨져 있는 소바(:메밀국수)를 “이제 한계다”라고 할 때까지 주는 걸「완코소바」라 한다. 하나마키는 이 완코소바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일본에서도 이 지역밖에 없는 완코소바를 여러분도 시험해 보면 어떨까. (덧붙여 필자는 118공기 먹어보았다. )

 

아름다운 자연과 기분 좋은 온천, 거기에 맛있는 요리.
동북지방에는 오사와 온천 이외에도 많은 온천이 있다. 여행을 하면서 온천을 도는 것도 새로운 일본의 즐거움의 발견으로 연결될지도 모르겠다.

 

<글 : 본 센터 부소장 하세가와 사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