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카도 신사
규슈(九州)의 산 깊은 곳에 위치한 미야자키현(宮崎県) 난고손(南郷村).
백제왕의 전설이 남아 있는 마을로서, 이곳에 백제왕족이 모셔져 있다는 미카도 신사(神門神社) 의 뒷산에서 나는 샘솟는, 축복의 물로 만들어졌다는 '난고온천(南郷温泉) 야마기리(山霧)' 가 있다.

 

서기 7세기 백제가 패망했을 때 그 왕족들이 일본으로 망명해 들어와 일본의 여기저기 전전하다가 마지막으로 정착했다고 하는 곳, 이곳이 지금 현재의 난고손(南郷村)이며, 미카도 신사(神門神社)라는 곳에는, 백제왕의 신체(神体)가 모셔져 있다. 이들 신체 중에 마침 나라(奈良) 정창원(正倉院)의 수장품과 같은 동경(銅鏡)을 포함하는 33개의 동경과 말방울 등의 유품들이 있으며 이것들을 수장하기 위하여 어렵사리 궁내청의 허가를 얻어내 '서(西)정창원'을 지었다고 하며, 이곳에 잘 보관, 전시하고 있다.

 

▲ 위부터 '서 정창원', '연인의 언덕'
이 전설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증거로는, 1년에 한번 열리는 '시와스마츠리(師走祭り)'가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마을과 인근 마을에 헤어져 살았던 옛 백제왕족의 애환을 달래기 위한 재회의 장으로서, 이 축제는 1,300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2박 3일에 걸쳐 열리는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것이 2박 3일간의 축제를 마치고 각기 자신들의 마을로 돌아갈 때의 의식인데, 슬픔에 찬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 얼굴에 까만 숯칠을 하고, 1년 동안 굶주리는 일이 없도록 수확물을 담는 소쿠리와 밥과 국을 푸는 국자와 주걱을 들고 ‘오사라바(おさらば)’를 외친다. 필자가 이 축제에 참가 했을 때, 이 ‘오사라바’의 외침을 들으며,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살아봐‘라고, 잘 살아야만 한다고 외치고 있는 것 같아 가슴 울컥하던 기억이 있다.
이런 정취 풍부한 마을 안에는 ‘서 정창원’ 이외에도 연인끼리 종을 울리면 인연이 결실을 맺는다는 ‘연인의 언덕(恋人)’가 있으며, 그 근처에 바로 ‘난고온천(南郷温泉) 야마기리(山霧)가 있는 것이다.

 

 ▲ 난고온천 야마기리

'난고온천 야마기리'는, 나무를 아낌없이 사용하여 산 마을 특유의 정취를 자아내고 있어, 여유를 만끽할 수가 있다, 5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대욕조는 물론, 웅대한 규슈(九州)산맥을 내려다보며 즐길 수 있는 돌로 만들어진 노천온천도 있다.
성분으로는, 나트륨, 탄산수소염이 풍부하여 통상적으로 ‘미인의 물(美人の湯)’라 불리워 질 정도이며, 현재는 ‘돈타로(どんタロ)’라는 화장수로도 시판되고 있다 한다.

효능으로는, 냉증, 신경통, 근육통, 관절염 등에 좋으며, 만성 피부염에도 효과가 크다고 전해진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낭만과 산속 깊은 마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곳에 한번 들러 보심을 권하고 싶다.
특히 다가올 겨울에도 어김 없이 열릴 '시와스마츠리(師走祭り)'.
한번쯤은 얼굴에 숯칠을 하고 ‘오사라바’를 외쳐보며 옛 백제왕족의 이별의 슬픔을 가슴으로 느껴보고, '난고온천 야마기리'에 몸을 푹 담근 후 먹는 그 지역만의 자연식 산채 요리를 즐겨보심이 어떠하신지.

 

<글 : 일본어부 기획개발팀 고은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