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리조트지로의 태동

 

글 : 宇治橋元春 (홋카이도신문 굿창(倶知安) 지국장)

 

▲ 필자

만 명 이상의 호주 스키어들이 모여드는 마을
제시카 게르다트 씨에게서 메일이 왔다.「기온 33도의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을입니다.」호주 멜버른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귀국 인사다. 지난 3월 10일에는 영하 1.3도, 적설량 168센티미터의 홋카이도 굿창(倶知安)에 있던 그녀가, 북반구와 남반구, 180도 다른 계절을 새삼 피부로 느낀 모양이다.
그녀는 멜버른 근교의 야라(Yarra)시 직원으로, 작년 6월 자치단체국제화협회의 교류사업으로 홋카이도 남서부의 굿창에 왔다. 시의 직원으로서 관광진흥을 중심으로 한 연수를 겸했다. 제시카 씨가 떠나기 전에 남긴 말이 귓전에 어른거린다.「굿창에 호주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와 있다니 정말 놀라와요. 확실히 파우더 스노우(분설:粉雪)를 즐길 수 있는 스키장으로 니세코(굿창)는 유명했지만요」.
호주 자본의 바에 갔을 때 가게 안이 모두 호주 남자 청년들이었던 것에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가족이나 커플도 아니고 남자만 있는 그룹이라니 믿기 힘들다」라고 같은 호주인의 행동에도 문화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니세코로 알려져 있는 인구 16,000명의 굿창에는 올 겨울, 만 명을 넘는 호주 스키어들이 몰려왔다. 평균 열흘 이상 체류하며, 니세코안누프리(해발 1,308미터)의 산기슭에 퍼져있는 호텔, 펜션, 음식점 거리의「히라후 지구」는 최근「호주 마을」이라고 불리는 일도 적지 않다. 1월 26일 호주 건국기념일에는 축하 이벤트가 성대하게 열렸을 정도이다.
토리노 올림픽 개최 기간. 애프터 스키(스키를 탄 후의 모임ㆍ활동)가 시작되었을 무렵, 마을 중심부로부터 차로 20분 거리의「호주 마을」에 발을 들여놓았다. 제시카 씨도 그랬지만 호주인들은 대부분의 일본 음식에 저항 없이 닭꼬치나 스시를 좋아했다. 시가지에 자리한 꼬치구이나 스시가게는 이미 만원사례. 문을 빠져나가는 것 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맥주 바의 카운터에 얼마 안 되는 빈 자리가 있어 비집고 들어가 목을 축였다. 와글와글 시끌벅적. 이 왁자지껄함은 물론 영어. 2대의 텔레비전에서는 올림픽 알펜 대회전과 럭비 시합이 중계되고 있었지만, 시청률은 럭비의 압승. 밤 늦은 코인 우동가게 테이블도 꽉 차 있었다.

 

입에서 입으로 퍼진 관광 비즈니스

▲ 니세코 그랜드히라후 스키장

이러한 성황을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선구자가 있다. 로스 핀들리 씨, 41세. 멜버른에서 태어나 시드니에서 성장했다. 스키 지도자로서 구미권의 눈(雪)도 잘 알고있는 그가 15년 전, 니세코 고원의 히라후 지구에 거처를 마련했다. 미개척지였던「여름의 니세코」에 주목, 일본 유수의 청류 시리베츠 강을 고무보트로 내려가는 래프팅을 정착시키며 국토교통성의 관광 카리스마로서 활약하고 있다.「니세코의 눈은 진짜다」가 입버릇이 되어, 리프트를 탈 때마다 생면부지의 스키어들에게도 이야기를 해주었다. 말 그대로 입에서 입으로 호주 관광객을 불러 관광 비즈니스에 불을 당겼다.


2001년 9월 11일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동시다발 테러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안전한 리조트지를 찾아 관광객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궤적을 그려냈다. 구미에서부터 호주로, 호주 스키어들은 일본으로, 굿창의 스키장으로. 마을을 방문했던 호주 관광객들 수로 확실하게 알 수 있다. 300~400명 규모의 추이였던 것이 2002년도엔 650명, 2003년에는 2,900명, 2004년에는 4,200명 그리고 2005년에는 만 명을 넘으며 단박에 갑절로 늘어났다. 2002년부터 증가추세, 그것도 아주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관광은 국제정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관광객이 움직이면 기업들도 움직인다. 퀀타스 항공의 자회사인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은 2004년 11월, 6년 만에 신치토세~호주 케언스 선을 재개했다. 8시간 비행 후 공항에서부터 버스로 3시간 만에 파우더 스노우 스키장에 도착할 수 있다. 비행 시간만 17시간이 걸리는 국제 리조트 휘슬러(캐나다)에서 방향을 바꿔 온 사람들도 눈에 띈다. 잇따른 호주 자본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시스템 키친, 가구 등 호주 사양의 널찍한 콘도가 잇따라 세워져 벌써 10동을 넘어섰다. 토지 버블의 양상으로 스키장, 골프장을 매수하는 기업마저 등장했다.

 

국제 리조트지로의 기대와 현지와의 온도차

▲ 고교생들의 샤미센 연주에 취해있는 호주인들

호주 자본의 일본 하모니 리조트가 도큐 부동산으로부터 니세코 히라후 하나조노 스키장, 니세코 도큐 골프코스를 구입한 것은 2004년. 반년 후인 2005년 여름에는 스키장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리조트를 15년 계획으로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착공은 늦어지는 것 같지만 총공사비는 약 500억엔 정도이다. 약 31헥타르의 대지에 8,000여명 수용의 숙박시설을 세워「동양의 휘슬러」를 노린다고 한다.

취임 시부터 외자도입을 외치던 고이즈미 총리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외국으로부터 일본에의 투자를 5년 동안 배가 시킬 계획은 착실하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에서 스키관광객 대상의 리조트 사업을 시작한 호주 기업(중략) 등, 외국의 투자는 지역 활성화나 고용 확대를 창출하는 동시에…」라고 1월 20일의 시정방침 연설에도 포함되어 있었다.
「커다란 비즈니스 찬스」라는 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로, 많은 기업의 두뇌 집단들이 도쿄에서 조사를 위해 왔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도 2005년 8월부터 11월에 걸쳐 현지조사를 실시했다.「니세코 지역의 외국인 관광과 투자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완성하고, 현지보고회에서는「(일본 하모니 리조트가 지향하는) 서양식 리조트의 하나조노 지구와 아시아적인 혼잡성이 매력인 히라후 지구가 보완되어 세계적인 리조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현지에서는 급 전개되는 외자유치와 호주 관광객 인기에「이에 편승할 것인가, 그냥 보낼 것인가」하고 망설이는 기미다.「이미 늦어버렸다」라는 신랄한 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십 수년 전의 버블붕괴가 오버랩 되고있다. 특히 건설업계는 선구적인 콘도 건설에 손을 댄 업자가 파탄 난 경우도 있어 움직임은 예상 이상으로 더디다. 리더 격인 JETRO도「현지에서는 관망경향」이라고 의견을 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다음 시즌에도「진짜 눈」을 찾아, 올 겨울 이상으로 호주인들이 올 것이다. 이미 콘도는 예약으로 꽉 차있다. 냉정을 유지하는 제시카 씨도「이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보고 있다.「히라후」지명은「일본서기」에도 나오는 7세기 시대의 장군 아베노 히라후의 전승에 유래한다. 그「히라후」가 국제 리조트지로의 길에 첫발을 내딛은 것일까.

                                                                                                                사진제공 :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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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바시 모토하루
홋카이도 대학 졸업. 1975년 홋카이도신문사 입사. 홋카이도 내의 구시로(釧路), 시베츠(士別), 토마코마이(苫小牧), 테시오(天塩) 지사ㆍ지국에서 근무. 삿포로 본사에서는 정리부, 생활부, 지방본부, 편집본부 등에 소속. 2005년 3월부터 현직.

 

遠近(wochi kochi) 제11호(June/July 2006)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