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스리시 에노모토 치하루씨. 캘리포니아 주 산타바바라 시에서

일본국제교류기금은 2005년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우키요에 목판화의 강의ㆍ실연을 미국 서해안을 중심으로 한 7개 도시에서 9회 개최하였습니다. 이번에 파견된 재단법인 아다치 전통목판화기술보존재단 이사장 아다치이사무, 사무국의 나카야마 메구리, 젊은 여성 스리시(:목판화 장인) 에노모토 치하루 세 분은 300년의 역사를 가진 우키요에 목판화의 제작기술 보존에 정열을 쏟고 있는 분들입니다.

 

각 현지 기관의 협력을 얻어 에도 후기의 우키요에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후가쿠 36경 중「神奈川沖浪裏」를 제재로 강의와 실연을 실시, 학생ㆍ사회인 등 각계각층에서 총 1200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참가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맨 처음 찍는 묵선에서부터 마지막 색이 들어갈 때까지 1장의 우키요에를 어떠한 공정으로 찍어내는지를 눈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편집부)

 

●인터뷰
아다치이사무 (아다치 전통목판화기술보존재단 이사장)
나카야마 메구리 (아다치 전통목판화기술보존재단 사무국)

 

―강행일정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강의와 실연은 어떤 구성으로 이루어졌습니까?
아다치 기본 구성은 도쿄에 있는 우리 재단에서 연 8회 정도 개최하고 있는「우키요에 판화 찍기 실연회」와 같습니다. 장인이 판화를 찍고 있는 옆에서 제작ㆍ역사 등에 대해서 저나 나카야마가 해설했습니다.
와 주신 분들이 즐거워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먼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들 쪽에서「이것만큼은 반드시 알아두셔야 합니다」라는 식의 말투는 별로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키요에의 개요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우선은 보세요’ 라는 자세입니다.
두 세 장 찍을 때까지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우선 찍는 작업을 보고, 찍는 소리를 듣게 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수법으로 전통 목판화를 특징짓는 하나의 큰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시작하기 전에「이것은 멀리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수작업이므로 가까이 오셔서 장인의 손놀림을 차분히 봐 주세요」라고 강조합니다. 작업장과 같이 리드미컬한 스피드로 행해지는 일련의 작업을 보고 장인의 수작업을 실감하도록 하는 생각에 따른 것입니다.

 

―도입에 많은 신경을 쓰셨네요.
▲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후가쿠 36경 중「神奈川沖浪裏」의 찍기 과정을 보여준 전시
아다치
충분히 실감하도록 한 후에 다음과 같은 설명에 들어갑니다.
「종이의 표면에 그림물감을 칠하는 것이 아니라 딱딱한 판목에 솔로 그림물감을 깊이 스며들게 해서 판목에 잘 배이게 한 후, 일본 종이의 섬유 안으로 깊이 스며들게 합니다. 이 때 ‘바렌’이라는 종이 위를 문지르는 특수한 도구를 사용하여 제대로 체중을 실어서 찍습니다. 때문에 일본 종이를 벗겼을 때에는 더 이상 그림물감은 판목에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맨 처음 묵선을 찍고, 묵선을 찍은 일본 종이에 색 판을 포개어 쌓아 갑니다. 1시간 정도면 거의 10가지 색을 겹쳐서 완성하기까지를 보십니다」
그렇게 하면 점차적으로 질문이 나오므로 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이 실연의 실제 모습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작업의 현장을 접하는 것으로 그 배경에 있는 기술이나 문화를 느끼게 하시는 거군요.
아다치
스리시가 실제로 움직이고 있으므로 텔레비전의 야구 중계에서 라디오와 같은 해설을 하는 것은 재미없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인과 함께 가는 것이므로 장인의 작업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공백의 시간이 있으면 잠깐씩 설명을 하고, 질문이 있으면 거기에 대한 화제를 조금 넓혀 나갑니다만 처음부터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우키요에란 것은 이런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마무리를 손에 들고 보게 합니다.「좋아하는 만큼 막 찍어 낸 종이의 젖은 상태나 색의 발색을 맛보세요. 어느 정도로 일본 종이가 패이고 있는지 찍은 곳을 손으로 만져 보십시오, 일본 종이의 부드러움도 찍을 때의 힘이 들어가는 상태도, 냄새도, 충분히 즐겨 주십시오. 상품이 아니므로 접은 자국이 나도 상관없으니까」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결국 장인의 주위에서 도구 같은 것들을 만져보기도 하고 해서 전부 1시간 이상은 걸리는 상태입니다. 그 사이에「우키요에의 설명을 했는가?」라고 하면 그 설명은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 많은 관객이 몰려든 회장에서는 제작과정의 실연이 스크린에 비춰졌다.

 

―나카야마 씨, 보러 온 분들은 어떠한 점에 흥미를 가지셨는지요? 구체적으로는 어떠한 질문이 있었습니까?
나카야마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나 미국에서나 질문 받는 내용은 거의 같습니다. 아마도 일본 분들도 미국 분들과 마찬가지로 우키요에의 기술이라든지 제작과정이라고 하는 것은 아시는 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화가, 조각가, 스리시가 있고 이 삼자를 통괄하는 발행소가 있는 것도 아마 모르실 겁니다. 그것은 여러분에 대한 어필이 아직도 두루 미치지 못한 우리들의 노력부족에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이라도 제작과정에 접해 보시면 상당 부분 이해하시고 흥미도 가지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질문의 양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미술관에서의 개최가 많았습니다만, 미술관 회원 조직의 멤버들로 애당초 우키요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았고,「하도 열심히 메모를 해서 과연 무엇을 쓰고 있는 것일까?」생각할 정도로 여러분들이 메모를 하고 계셔서 몹시 놀랐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자국의 전통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지 못하면 질문할 수 없는 듯한 분위기가 있어서 비교적 조용합니다만, 미국의 경우는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질문들을 마구 발산해 오는 느낌이었습니다. 미지의 것에 대한 탐구심의 표현방법이 일본에서의 실연의 경우와는 전혀 달랐던 것은 사실입니다. 재작년에는 유럽, 작년에는 독일에 갔습니다만 그에 비할 바가 아니고 적극적인 질문에 미국의 국민성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구체적으로는「이것은 무엇으로 되어 있습니까?」라며 판목이나 바렌 등 도구 전반에 대해서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색인쇄를 가능하게 하는 켄토(같은 종이에 겹쳐서 색을 칠해 찍어가기 위해 찍는 종이의 위치를 정하기 위한 표시. 판목의 오른쪽 아래와 자기 앞쪽의 한가운데 부분에 만들어진 도랑과 같은 것)에 대한 질문이 꼭 있었습니다. 켄토를 맞추는 것은 장인 기술의 볼 만한 곳입니다만,「그건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라고,「왜 종이가 젖어 있는 겁니까?」라는 질문도 늘 나오는 질문입니다. 실연해 보인 스리시가 젊은 여성이므로「왜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몇 년 동안 하고 있는지」등의 질문도 많이 있었습니다.

 

(左)목판화에 제작에 사용하는 도구. 솔(브러쉬)로 판목에 물감을 스며들게 한다. 왼쪽 3개는 붓 솔, 오른쪽은 솔
(中)왼쪽부터 쿠이키, 켄토우노미, 바렌. 찍을 때에는 바렌에 힘을 주어서 판이 흡입한 물감을 종이에 다시 스며들게 한다
(右)스리시 바로 옆에는 안료 통이나 솔이 놓여져 솜씨 좋게 작업을 해 낸다

 

―스리시인 에노모토씨는 귀국 후에 뭔가 감상을 말씀하셨습니까?
나카야마
그녀는 해외에서의 실연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을 시작하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실연을 확실히 해내 주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에 10회에 걸쳐서 목판찍기 실연을 했기 때문에 어디에 무엇을 놓아두면 최단으로 완성할 수 있을지 여러 가지로 연구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속도가 올라서 제가 질문에 답하고 있는 동안에 척척 진행되어서 손님들도「왜 저렇게 빠르지」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솜씨가 좋음은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점이므로 그것을 이 기회에 습득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에게도 의의 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실연에서는 어떤 제재가 가장 임팩트가 강할까요?「神奈川沖浪裏」혹은「凱風快晴」(통칭「赤富士」)일까요?
나카야마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것은「浪裏」입니다. 보기에도 좋고, 반응도 괜찮으며, 찍는 쪽도 솜씨 좋게 시간이 그렇게 걸리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浪裏」입니다.「赤富士」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이번 강의와 실연의 경험에 입각해서 다시 한번 우키요에의 발행소로서 향후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다치 무엇 때문에 실연을 하는가 하면 찍는 순서를 보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을 통해서 우키요에가 간단한 화면 속에서도 강력하게 여러 가지 것 들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문제는 우리들이 조각이나 찍는 기술은 전해도 유화와 필적할 만한 능력을 가진 목판화에 정열을 가진 화가를 육성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옛날같이 샤라쿠(写楽)나 우타마로(歌麿) 같은 우키요에 화가를 발굴한 발행소의 힘이 있다면 이 기술은 그대로 남습니다. 우키요에 판화기술은 세계의 인쇄물 중에서도 독특한 위치에 있으므로 향후에도 계승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카야마 현재 우리가 제작하고 있는 것은 복각 우키요에 판화와 현대작가의 목판화 작품입니다. 우키요에 판화에 대해서는 그림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우키요에를 가정의 벽에 멋있게 장식하시는 것 등을 제안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병행해서 특별히 힘을 써서 임하고 싶은 것은 현대 작가의 목판화 작품입니다. 우키요에가 에도시대에 살았던 장인(화가ㆍ조각가ㆍ스리시)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처럼, 현대의 조각가ㆍ스리시의 기술이 현재에 살아있는 듯이 현대 작가의 목판화 제작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기술을 현대작가 분들에게도 알리면서 제작함으로써 전통 목판화의 매력을 후세에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재)아다치 전통목판화기술보존재단
1994년 7월 문화청 및 문부성의 인가를 받아 발족. 전통 목판화는 화가, 조각가, 스리시, 그리고 이 삼자를 통괄하는 발행소가 있어야만 비로소 완성을 보는 정밀한 종합 예술. 재단에서는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広重)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의「우키요에 판화」를 만들어 낸 전통 목판화의 기술보존과 계승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20대의 젊은 장인들을 육성하고 있다.
http://www.adachi-hanga.com

 

遠近(wochi kochi) 제9호(Feb./Mar. 2006)에서 전재

 

 

 * 본 센터 이연홀에서 오는 3월 16일부터「우키요에 황금기 ~ 미인화와 풍경화의 세계」란 타이틀로 우키요에 전시회가 개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