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고치 산책 (7)


<오치고치>는 일본국제교류기금(The Japan Foundation)이 격월로 출간하고 있는 일본 유일의 국제교류전문지로, 이번 호는 五十嵐太郎(이가라시 타로)씨의 수필을 전재합니다. 여러분의 애독을 기다립니다.






 


이가라시 타로(五十嵐太郎)

馬国馨設計(마크온시)설계「북경올림픽스포츠센터체육관」
사진제공 : 필자

감스럽게도 베이징올림픽의 메인스타디움인 ‘냐오차오(새둥지)’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그러나 같은 지역에 있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건설된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을 몇 년 전에 방문한 적이 있다. 이 건물은 마크온시(馬国馨)가 설계한 건물인데, 그가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을 설계한 단게 켄조(丹下健三)의 사무소에서 연수를 받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역시 국가를 상징하는 건축이 요구되었다. 궁전의 지붕을 참고로 했다는 매달린 구조형태의 디자인은 상당히 거칠며, 단게 켄조의 조악한 모조품이라는 느낌이 들어 건축적으로는 그다지 높게 평가할 수 없다. 이 건물은 다이나믹하고 모뉴멘털한 표현이 특징인 단게의 스타일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채 도입된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번 메인스타디움의 설계를 국제 공모전을 거쳐 스위스의 건축가인 헤르조그와 드 므롱에게 의뢰한 것은 현명한 일이었다. 올림픽 건축사에 남을 걸작임이 분명하다. 철골을 복잡하게 엮은 것과 같은, 쉽게 잊을 수 없는 조형은, 현대건축으로서는 가장 먼저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에 필적할 만큼 임팩트가 강하다. 이러한 경관을 조성하였으니 상당한 홍보효과가 있을 것이다. 결국 중국은 독자적인 국가적 건축을 육성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겠지만, 파리의 그랑프로제도 많은 건축을 외국인 건축가에게 의뢰하였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지금의 일본에게는 이만한 규모의 실험적 프로젝트를 외국인에게 의뢰할 배짱이 있을지 의심스럽다.

그런데 헤르조그와 동료들은 새둥지는 국가를 위한 것이 아니고 민중을 위한 것이며, 안티 모뉴멘트라고 말한다. 그러나 개막식 공연에 천안문에서부터 발자국 모양의 불꽃이 북상하면서 올림픽 공원에 도달하는 영상이 있었던 것처럼, 남북의 정치적인 축 위에 정확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개의 건축들이 어떻게 저항하든 간에 메인스타디움은 천년 단위의 도시계획과 연계되어, 이미 정치적인 의미를 갖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설계자가 부지를 바꿀 수는 없다. 아시안게임 때의 시설들도 건축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지만, 거대한 원주를 그리는 마스터플랜은 도시디자인으로서 성립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스케일은 역시 중국의 특징적인 공간감각이며, 도쿄는 절대 흉내낼 수 없을 것이다.


 

 


「をちこち」제25호(Oct./Nov.08)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