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고치 산책 (17)
<오치고치>는 일본국제교류기금(The Japan Foundation)이 격월로 출간하고 있는 일본 유일의 국제교류전문지로, 이번 호는 이가라시 타로(五十嵐太郎)씨의 수필을 전재합니다. 여러분의 애독을 기다립니다. |
이가라시 타로
(五十嵐太郎)
3월말, 팟캐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건축계 라디오의 멤버와 대만 투어를 했다.
<제1부http://tenplusone.inax.co.jp/radio/ : 제2부 http://radio.tatsumatsuda.com/>
십 수년 전에 필자가 대만을 방문했을 때는 근대의 양식건축과 리쭈웬(李祖原)의 포스트모던을 견학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주로 최신 현대건축을 둘러보고 왔다. 바로 얼마 전에 타이베이의 퍼포밍 아트 센터가 주최하는 국제 공모전에서 렘 쿨하스가 이끄는 OMA가 일등을 차지했으며, 와타나베 마고토(渡辺誠)의 타이중(台中) 야외극장이 막 완성되었다. 일본의 현대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 타이중의 국립대만미술관 관장과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커미셔너 선발방법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이시가미 준야(石上純也)의 온실에도 흥미를 갖고 있었지만, 특히 이토 도요(伊東豊雄)의 인기가 높다. 그가 설계한 참신한 타이중의 오페라하우스는 아직 건설 중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부동산들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베이징, 서울, 대만 등 각 도시에서 뛰어난 건축가들의 중요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반해 최근의 도쿄는 평범한 개발에만 머물고 있어, 세계도시로서의 앞날을 생각하면 다소 염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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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월드게임즈가오슝대회 메인스타디움(이토도요 설계)> *사진제공: 필자 |
2007년 대만에서는 일본의 신칸센을 모델로 한 고속전철이 개통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동이 놀라우리만큼 간편해졌다. 고속전철 개통의 여파로 국내선 비행기는 파산 직전상태라고 한다. 그건 그렇고, 가오슝(高雄)에서는 이번 봄에 준공된, 이토가 설계한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올 가을의 국제대회 개최에 맞춰 건설된 스타디움으로 경기장 앞에 정차하는 MRT도 개통되었으며, 다른 역 건물의 설계에 다카마쓰 신(高松伸)과 리차드 로저스가 참여하였다. 용을 연상시키는 다이나믹한 형상의 월드 게임즈 가오슝대회의 메인스타디움이 흥미로운 점은 ‘?’형 플랜을 채택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스타디움의 설계는 로마시대의 콜로세움을 비롯하여, 반드시 타원형의 닫힌 형태가 된다. 그런데 가오슝의 스타디움은 한쪽 끝부분을 밖으로 열어두어 물가가 있는 광장과 대로로 연결시키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말 안장과 같이 생긴 구조체 단위를 빙 둘러가면서 반복하였고, 이 구조체들의 틈 사이로 주변 풍경도 잘 보인다. 게다가 스타디움 주변에는 풍부한 자연 경관을 조성하여, 자연과 일체화된 건축으로 완성하였다. 다시 말해 밖을 향해 발신하는 현재의 대만을 상징하듯이 공원이나 광장으로 이어지는 스타디움이라는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をちこち」제29호(June/July,09)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