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진의 쓰쿠다니와 에도기리코

주식회사 에스원 대표이사 부사장
　　　　가타야마 요리야스(片山頼康)
 

◆음식◆

【'마루진'의 쓰쿠다니】

 오늘 소개해 드릴 선물은 전통 쓰쿠다니집 '마루진(丸仁)'의 '쓰쿠다니(佃煮)'입니다. 이 가게는 일본의 국민영화 '남자는 괴로워(男はつらいよ)'의 무대로도 유명한 도쿄 가쓰시카구(葛飾区)의 시바마타타이샤쿠텐(柴又帝釈天) 사원으로 가는 참배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쓰쿠다니는 해산물을 간장 등에 조려 만든 반찬이며, 자연의 은총과 소재의 풍미를 소중히 여기는 전통기법으로 만들어낸 에도시대의 별미입니다.

 한국에는 간장맛의 요리가 그리 많지 않은데 간장게장을 드실 수 있는 분이라면 이 쓰쿠다니도 밑반찬이나 일본술의 안주로 반기실 것입니다. 쓰쿠다니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지만 '마루진'의 쓰쿠다니라면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바지락 쓰쿠다니를 추천합니다. 신선한 바지락을 조려서 만든 이 쓰쿠다니의 맛은 일본인들도 잊기 어려운 맛입니다. 도쿄의 몇몇 백화점에서도 구입이 가능하지만 선물하실 때는 시바마타 본점에서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한가지!

 한국에서도 '남자는 괴로워'의 주인공 도라상을 알고 계시는 분이 꽤 많아서 도라상 캐릭터 상품도 함께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도라상 관련 상품은 참배길 곳곳에 있는 선물가게나 도라상박물관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박물관에 가시는 길에 도라상 시리즈 촬영 초기의 경단집과 중기 이후의 경단집을 비교하면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려 보시는 것도 좋으실 겁니다.

◆전통공예품◆

【에도기리코】

 에도(江戸)시대후기에 제작된 일본의 전통 유리공예 '기리코(切子)'에는 '에도기리코'와 '사쓰마(薩摩)기리코'가 있습니다. '사쓰마기리코'는 시마즈번(島津藩)(현 가고시마현) 영주의 극진한 보호아래 번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으며, 당시로서는 최고의 연구개발 끝에 만들어진 미술공예품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에도기리코'는 에도(현 도쿄도)서민들에 의해 자체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메이지 유신의 정치적 개혁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메이지 초기에는 구미의 문물을 적극 도입하고자 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어 오늘날까지 전통의 맥이 끊어지지 않고 존속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사쓰마기리코는 사쓰마 번 영주의 죽음과 영국과의 전쟁(薩英戦争)으로 인해 전통을 이어갈 사람이 없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에도기리코만이 현재까지 그 전통을 이어가게 되어 국가지정 전통공예품(*)으로도 지정되었습니다. (현재는 사쓰마기리코도 부활했지만 전통공예품으로 인정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기리코를 구입하고자 하실 때 대부분 가장 먼저 백화점을 떠올리실 겁니다. 물론 독자적인 판매경로가 없기 때문에 어디서나 구입하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공방에 가셔서 직접 구입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작가와도 친해질 수 있고, 또 선물하는 상대에 따라 상품을 골라주거나 특별제작도 해주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계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공방이 도쿄의 고토구(江東区)•스미다쿠(墨田区)•가츠시카쿠(葛飾区)•에도가와구(江戸川区)에 집중되어 있으니 에도의 명소를 구경하실 때 들러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와인이나 일본술이 인기가 많아서 와인 글라스나 술잔 등이 선물하시기 좋을 것입니다. 색상은 고전적인 빨강과 파랑, 보라색이 좋겠지요.

*국가지정 전통공예품이란 100년 이상의 역사와 30명 이상의 전통공예가가 존재하며 지역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점을 조건으로 통상산업성이 지정하는 공예품을 말합니다. 현재 일본 전국 약210개의 전통공예품이 지정되고 있습니다. 일본전통공예품관의 사이트 http://www.kougei.or.jp 에서 여러분과 관련된 지역의 공예품을 찾아보시면 선물을 고를 때 참고가 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