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브샤브라는 요리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인데, 이 요리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일설에 의하면 13세기 징기츠칸이 대륙을 평정하던 시절에 투구에 물을 끓이고 즉석에서 조달한 고기와 야채를 익혀 먹던 야전형 요리에서 생겨난 것이 일본에서 현대적 요리로 정착되어 샤브샤브(しゃぶしゃぶ)가 되었다고도 하고, 또 일설에 의하면 한국에서도 샤브샤브 조리법과 유사한 토렴(밥이나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것을 반복)이라는 방식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샤브샤브의 원형이라는 주장도 있다. 
기원은 어찌되었든 샤브샤브라는 말은 일본어의 ‘찰랑 찰랑’, ‘살짝 살짝’ 이라는 뜻의 단어에서 온 말이고 일본에서 현대화, 세계화 되었다는 점에서 봤을 때, 일본 음식이라 소개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샤브샤브는 팔팔 끓는 국물에 아주 얇게 썬 쇠고기(돼지고기, 닭고기 등), 각종 야채, 두부, 국수 등을 넣어 살짝 익힌 다음 소스에 찍어먹는 요리이다. 잠깐만 끓는 물에 넣는 것이므로 고 기를 아주 얇게 저미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 고기와 야채를 먹은 뒤 나중에 국수까지 넣어 먹을 수 있어, 아주 다양한 요리를 배불리, 그리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어 좋다.

 

예전에 필자가 어렸을 때는 샤브샤브가 그리 흔치 않은 좀 비싼(?) 요리였기에 그다지 먹어볼 기회도 없었고, 그래서인지 별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지난 2002년 일본에서 연수 받을 때 만났던 한 홍콩 연수생에 의해 샤브샤브에 대한 각별한 이미지가 생겼다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일본에 와서 꼭 해보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일정 금액을 내면 자기가 먹고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는 ‘타베호우다이(食べ放題) 샤브샤브’를 먹는 것이라 포부를 밝히고는, 실제 그런 가게에서 엄청난 양의 샤브샤브를 혼자서 행복하게 먹어대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인상적이었던지 그 이후로는 샤브샤브하면 그 연수생의 얼굴이 떠오름과 동시에 상당히 맛있는 음식이라는 인식도 갖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실제 샤브샤브는 고기와 야채 등 다양한 다양한 재료의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면서도, 물에 살짝만 데쳐 영양가 파괴도 적은 아주 담백하고 맛있는음식이었다.
 
음..그러고 보니, 샤브샤브를 먹어본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나도 다음에 일본에 가면 한 번쯤 타베호우다이 샤브샤브를 먹어봐야겠다.

 

<글 : 문화정보실 정주리>

*이미지 출처 : 쿠켄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