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규슈 지역을 여행하고 온 언니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음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나가사키 짬뽕이었다.
필자는 일본여행은 7번 정도 다녀왔지만, 제일 가깝고 싸다는 규슈 지역은 아직 가보지를 못했다. 물론 원조 나가사키 짬뽕도 맛보지 못했으나 언니가 그렇게 칭찬한 음식이 도대체 어떤 맛인가 궁금하기도 해 꿩 대신 닭이라고 도쿄에서 컵라면 나가사키 짬뽕을 먹어 본 적은 있었다. 컵라면이었지만 워낙에 일본은 컵라면에도 정성을 기울이니 야채도 아삭아삭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었고 라멘 특유의 느끼한 맛이 없이 무척 맛있어서 편의점에 갈 때마다 나가사키 짬뽕 라면을 찾아 먹었더랬다. 서울에서도 나가사키 짬뽕을 맛있게 한다는 집을 찾아 일부러 찾아가서 먹은 적도 있었다.(단, 이 때는 맛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가게를 잘 골라야 한다는 애로점이 있다.)

 

나가사키 짬뽕은 중화요리를 기초로 하여 나가사키에서 발생한 향토 요리이다. 나가사키 짬뽕의 유래는 명치시대 중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중국에서 나가사키로 건너 온 陳平順이 '四海楼'를 창업하면서부터이다. 당시 나가사키에는 중국에서 건너온 젊고 가난한 유학생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자신도 고생했던 陳平順이 그들을 위해 영양 많고 값 싼 음식을 먹이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바로 「支那饂飩(しなうどん)」이며, 이것이 후에 짬뽕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돼지고기, 각종 해물, 야채 등 십 수가지의 재료를 볶아 육수를 부어 간을 한 후, 짬뽕용의 중화면을 넣고 팔팔 끓여 접시에 담아내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간단한 방법이다. 굵은 면과 재료의 다양성, 그리고 쉽게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이 짬뽕의 특징이다.
사진에서도 보이듯, 일본의 짬뽕은 한국의 그것과 달리 고춧가루를 쓰지 않기 때문에 국물이 뽀얗고 훨씬 더 깔끔하다.
짬뽕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첫 번째는 중국 복강성의 방언으로 간단한 밥을 의미하는 「喰飯(シャンポン)」에서 유래했다는 설, 두 번째는 포르투갈어로 '섞다, 혼합하다'의 의미인 「チャンポン」에서 유래했다는 설, 세 번째는 당시 중국인을 부르던 「チャン」과 일본인의「ポン」을 따와 チャンポン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설 등이 그것이다. 어느 설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니 다 옳다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듯싶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어에서 유래한, 역시 '섞다, 혼합하다'의 의미인 오키나와의 'チャンプル-'도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조만간 규슈 쪽으로 여행을 가게 되는데, 이번에는 컵라면이 아닌 진정한 원조 나가사키 짬뽕을 꼭 먹어봐야겠다.

 

<글: 문화정보실 신경민>

*참고: 나가사키 짬뽕의 원조 四海楼 홈페이지 , 짬뽕 뮤지엄
*사진출처: 미로쿠야 숍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