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맛이라고 하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시디 신 우메보시(매실장아찌)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이 우메보시 산지로 유명한 곳이 바로 와카야마현 미나베쵸입니다.
미나베쵸의 우메보시는 과거 이 지역이 기슈(紀州)로 불리던 때부터 기슈우메(紀州梅)로도 불렸으나, 실제로 미나베쵸에서 생산되는 우메(매실)의 7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우메의 탑 브랜드 난코우메(南高梅)입니다. 난코우메는 메이지시대 말엽에 이미 그 기초가 만들어졌으나,「난코우메」로 명명된 것은 1965년의 일로 비교적 신품종에 들어갑니다. 이 명칭은 우메의 모수(母樹)선정조사에 깊이 관여했던 미나베(南部) 고등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난코(南高)라 명명된 것이라고 합니다. 잘 알려진 일화는 아니지만, 미나베쵸에 있는「우메진흥관」에 가면 이런 우메에 얽힌 역사를 접할 수 있습니다.
우메는 열매를 맺어야 비로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긴 하나, 우메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꽃
입니다. 미나베쵸에는 미나베바이링(南部梅林), 이시로다이바이링(岩代大梅林), 센리바이링(千里梅林) 등의 매화나무숲이 있습니다. 특히 산에서 산으로 이어지며 펼쳐지는 미나베바이링은「한눈에 백만 그루의 매화나무가, 그 향기는 10리까지(一目百万、香り十里)」라고도 불리는 일본제1의 매화나무숲입니다. 마을 전체가 매화 꽃으로 하얗게 물들며 그 향기가 주변 가득히 그윽해지는 2월부터 3월의 개화시즌에 미나베쵸를 방문하게 되면, 한 발 빠르게 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봄이라고 하면 벗꽃이지만, 이 지역에서만큼은 매화꽃이 봄의 대명사라 할 수 있으며 매화나무숲 속을 거니는 것 만으로 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메로 유명한 미나베쵸이긴 하나, 우메만이 이곳을 대변해 주지는 않습니다. 이 곳은 숯의 최고봉이라고도 불리며, 고급음식점 등에서 쓰이는 기슈빈쵸탄(紀州備長炭)도 이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그래서 질 좋은 숯을 미나미쵸에 가면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숯은 화력용으로도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탈취제, 해충제거제, 혹은 전자기파 차단용으로도 쓰이는 등, 그 효용이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숯에 대한 궁금증은「기슈빈쵸탄진흥관」에 가면, 빈쵸탄의 역사, 제조공정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전시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숯을 이용한 공예품 만들기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질 좋은 숯은 두드리면 좋은 소리가 난다고 하니 악기놀이를 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또한 미나베쵸에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기이(紀伊)산지의 영지(霊地), 구마노산잔(熊野三山)으로 인도하는 길인 산케미치(参詣道),구마노고도(熊野古道)가 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길은 아직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으나 구마노에 이르는 여러 산케미치 중, 유일하게 해변을 따라 난 길이다. 이 길을 걷다보면「센리노하마(千里の浜)」라는 곳이 나오는데 이 곳은 혼슈(本州) 제일의 적갈색 등을 가진 거북이의 산란지로 유명합니다. 매년 5월 하순에서 8월 상순에 걸쳐 수많은 거북이가 산란하는 모습은 성스럽고 감동적입니다. 구마노산잔의 신앙은「아리노구마노마이리(蟻の熊野詣)」로 불렸을 만큼 많은 사람이 찾아 참배하는 곳입니다.
우메와 숯의 고장, 미나베쵸를 거점으로 한 세계유산을 돌아보는 1석2조의 여행을 계획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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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간사이국제공항에서 전철, 자동차로 1시간 20분 소요
참고사이트: 미나베관광협회(http://www.aikis.or.jp/~minabe/)
<글: 예술교류부장 야마사키 히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