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북단에 위치해 있는 도시, 삿포로는 나의 고향이다. 내가 고향을 방문할 때면 의례 찾는 곳은 라면가게와 스시가게, 그리고 <삿포로 예술의 숲>이란 곳이다. 삿포로 중심부에서 지하철로 16분, 거기서 버스로 15분. 1시간 채 안돼 닿는 곳에 풍성한 녹음과 신선한 공기를 맛볼 수 있는 예술공원이 있다.

 

<삿포로예술의 숲>은 삿포로시가 1986년에 개장한 것으로 자연과 도시, 예술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장소로서, 광대한 부지에 감상, 발표, 제작, 연수, 정보교환 등의 예술 구현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점재해 있다.


 


** 삿포로예술의 숲 http://www.artpark.or.jp/


<삿포로예술의 숲>의 최고의 볼거리로는 역시 야외미술관일 것이다. 변화무쌍한 자연의 녹음 속에 일본을 중심으로 현대를 대표하는 조각가와 노르웨이의 거장 구스타프 비게란드(Gustav Vigeland) 등, 64명의 작가의 조각작품 73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 작품의 대부분은 작가가 실제로 이 곳을 방문하여 지형과 환경, 기후 등을 고려하여 새롭게 제작한 장소 특정적인(site specific)작품이다.

 

 

[야외미술관의 여러작품]

 

              

이 야외미술관의 특징은 겨울에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년의 절반 가까운 기간동안 눈에 쌓이는 삿포로. 그 겨울의 혹독함을 역으로 즐기자는 발상에서 1월에서 3월까지 신발이 눈에 빠지지 않도록, 설피(雪皮) 즉,「간지키(かんじき)」를 신고 조각을 감상하며 도는「간지키워크(かんじきウォーク)」를 운영한다.

 

                

 

 

 

 

 

 

            

 

<삿포로예술의 숲>에서는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연극・발레・도예・염색・직물・유리공예・목공예 등, 다채로운 분야의 창작과 발표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것으로는 여름의 교육음악제, PMF(Pacific Music Festival)가 있다.

 

** PMF http://www.pmf.or.jp/


이 페스티벌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음악가, 레오나드 반스타인의 제창으로 1990년에 시작된 것으로, 매년 세계 각지에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100명 이상의 젊은 음악가가 4주간 세계 톱레벨의 음악가의 지도아래 연주회를 연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도 많은 젊은 음악가가 참가했다.

 

페스티벌 기간 중, 많은 연주회가 열리는데, 특히 흥미로운 것은 예술의 숲 야외스테이지에서 열리는 오케스트라 콘서트다. 5,000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회장은 놀라울 정도로 음향도 좋아, 여름 저녁 녹음과 새의 지저귐 속에서 한 쪽 손엔 생맥주를 들고 들었던 장대한 말러의 심포니는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야외스테이지에서는 매년 재즈페스티벌도 개최되어 북방 지역의 짧은 여름은 열광에 휩싸인다.

 

 

** SAPPORO CITY JAZZ http://sapporocityjazz.com/2009/

 

삿포로는 겨울의 눈축제와 스키, 불과 30분이면 닿는 오타르(小樽)와 온천 등으로 유명한 인기 관광도시이기도 하지만, 예술의 숲에서 지내는 반나절은 분명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소장 혼다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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