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0여년 전, 3년 정도 일본의 시마네현 이즈모出雲시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3년 동안 일본의 몇몇 지역을 돌아다녔지만, 그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인상에 남는 곳 중의 하나는 츠와노(津和野)라는 곳이다. 동해안을 따라 비스듬히 길게 뻗은 시마네현에서 츠와노는 가장 서쪽에 치우쳐 있어 지리적으로는 오히려 이웃한 야마구치현에 더 가깝다. 인구 9,500여명의 정말 자그마한 지역이지만, 1600년 경 츠와노성이 축성된 이래 죠카마치(城下町 じょうかまち)-전국시대에서 에도시대에 걸쳐 다이묘의 거성을 중심으로 발달한 시가-로 발전했다.

 

향기롭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이곳은 유적지나 미술관, 갤러리 등, 볼만한 곳을 대부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산책을 하듯 걷다 보면 시야에 들어오는 사상(事象)에 대한 사유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오래된 전통양식의 가옥과 점포가 즐비하고, 도시에선 상상할 수 없는 개천을 따라 노니는 잉어들. 츠와노의 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그 옛날 에도시대에 번성했던 죠카마치에 내가 서 있는 듯한 착각에 살짝 설레이기도 한다.

 

누구나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교통의 불편함을 다소 감수하더라도 꼭꼭 숨어있는 향기로운 지역을 음미하기를 원한다면 츠와노를 추천하고 싶다. 단,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세월이라, 지금의 츠와노가 10여년 전의 츠와노와 변함없지 않을 수 있을 터이니, 10년 세월의 변화를 감안해 주시길.

 

 

** 다이코다니이나리신사 太鼓谷稲荷神社 
  이나리신사稲荷神社는 오곡을 다스리는 신을 모시는 곳으로, 다이코다니이나리신사는 일본의 5대 이나리신사 중의 하나다
.

  신사까지 이르는 산도参道-신사 또는 절에 참배하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길-에는 빨간 도리이가 터널처럼 이어져있어 장관

  을 이룬다. 차로 갈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꼭 이 길을 걸어보기를 권한다.

 

** 츠와노카톨릭교회 津和野カトリック教会
  고풍스런 거리에 서 있는 서양식 고딕건축인데도 마치 예전부터 거기 있었던 듯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색색의 스테인드

  라스와 내부에 깔려있는 다다미가 이색적이면서도 조화롭다.

 

** 오토메토게마리아성당 乙女峠マリア聖堂
  기독교 순교지인 오토메토게乙女峠에 세워진 성당.

  기독교가 금지되었던 메이지 원년에 나가사키에서 온 기

  교들이 츠와노번의 개종압력에 굴하지 않고 36명이 순교했

  다. 당시 일본에서는 유일하게 성모 마리아가 강림던 곳

  이라고 한다.

 

** 잉어가 있는 요시나가 쌀집 鯉の米屋 吉永米店
  “잉어가 있는 쌀집(鯉のおる米屋)”라는 간판을 내건 

  게는 정원 연못의 색색가지 잉어로 유명하다. 예전에 츠와

  노에는 이렇게 정원의 연못에 잉어를 키우는 집이 많았다

  고 한다. 그 중에서도 요시나가의 잉어는 압도적 이어서,

  이후 츠와노를 “고이노마치 鯉の町”라 불리게 했다.

 

** 가츠시카 호쿠사이 미술관 葛飾北斎美術館
  일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후지산을 그린 우키요에는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서양의 인상파와 피카소에게도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우키요에 작가다. 딱히 그의 출생지도 아닌 츠와노

  미술관이 있는 것은 이곳에서 初彫り의 <北斎漫画>가 발견된 것이 그 이유다. 호쿠사이의 육필화, 판화, 판본 등 다수의

  품과 자료를 볼 수 있다.

 

** 모리 오가이 기념관 森鴎外記念館

  나츠메 소세키夏目漱石와 더불어 일본의 대표적 근대문학가인 모리 오가이의 기념관이다. 모리 오가이의 생가와 인접해 있

  어서, 생가에서는 어린 시절 그가 공부했던 공부방도 볼 수 있다.

<학술교류팀 김영신>

 

 


크게 보기